RE03 x B101
그냥 네가 웃는 모습이 보고 싶었어

아직 그들이 함께하던 곳이 로도스 아일랜드가 아닌 군사 위원회 바벨이던 시절 로고스는 늘 동료들 사이에서도 겉돌고 좀처럼 웃지 않는 박사를 위해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새하얀 꽃 하나를 서투른 주문으로 만들어 선물한 적이 있어요 그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어린 마음을 담아···

 

물론 박사는 웃지 않았고, 굳이 이런 걸 주지 않아도 된다고 거절하며 오히려 그에게 무안함과 어색함만 잔뜩 안겨 주었습니다 애쓰지 않는 게 좋을 거라는 다른 동료들의 조언은 덤이었네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바벨 위에 로도스 아일랜드가 세워지고 박사라는 호칭보다 소티스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졌을 즈음 함께 작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로고스는 들판에 난 작은 꽃을 하나 꺾어 박사에게 건넵니다 무언가 말을 덧붙이고 싶었으나 어째서인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질 않아서···

 

그에 박사는 얼굴을 붉힌 채 수줍어하며 그에게만 겨우 들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해요 고마워, 정말 기뻐······ 그 모습에 로고스는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그저 말없이 고개를 돌릴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