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03 x B101
그렇다면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해

런디니움에서 있었던 전쟁 이후, 일행들이 무사히 귀환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블레이즈가 그들을 위한 파티를 열게 되고, 박사 또한 초대를 받지만 아직 자신이 테레시아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기에 조용히 초대를 거절하고 혼자 방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는데···

그런 박사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듯 아미야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박사에게 이야기해요 박사님이 안 계시면 다른 분들이 저에게 술을 계속 권유할 것 같은데··· 옆에 있어 주시면 안 될까요? 당연하게도 박사는 그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결국 어쩔 수 없이 파티에 참석하기로 합니다

함께 하는 이들이 늘 그렇듯, 파티는 매우 소란스러웠고 각자의 앞에 놓인 술잔은 비어 있을 틈이 없었어요 박사는 이런 자리가 처음이었기에 어울리지 못한 채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지만 취기가 잔뜩 올라 거의 인사불성이 된 동료들의 손에 이끌려 한 잔, 두 잔 술을 들이키게 되고···

조금 취한 듯 얼굴이 붉어진 채 어쩔 줄 몰라하는 박사의 앞에 누군가가 주문과 함께 날아가는가 하면, 누군가는 탁자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그런 박사의 곁으로 다가온 아미야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색하게 미소를 짓다가 결국 웃음을 터트리게 돼요

그런 아미야와 눈이 마주친 박사는 체르노보그에서 깨어나, 기억을 잃고, 로도스 아일랜드로 돌아온 뒤 처음으로······ 즐거운 미소를 띄우며 아미야와 함께 한참을 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