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르타의 바람
종종 박사와 그의 마지막 이야기를 상상해 보곤 합니다 대지를 위협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평화를 되찾은 테라에 분명 박사는 없을 거에요 누군가와 함께 머나먼 별하늘로 다시 돌아갔거나, 포근하고 깊은 바다 아래에 잠들었거나, 어쩌면 새하얀 눈이 되어 사라졌을지도요···
로고스는 그런 박사와의 이별을 슬퍼하지도 말고, 그리워하지도 말고 여전히 약하고 여린 자들을 도우며 오래오래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흙길 위에 홀로 피어난 새하얀 꽃을 보고 멈춰 서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대로 다시 발걸음은 앞을 향하길 바래요 그냥 잠깐 누군가가 떠올랐을 뿐······
가끔은 옛 동료들이 찾아오는 날도 있지 않을까요 나 어제 꿈에 박사가 나왔어 나보고 그렇게 살지 말라며 우리 집에 있던 술이랑 담배를 다 태워 버리던데? 같은 말을 들으면 결국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 마는